그리스 미술과 헬레니즘의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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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그리스 미술과 헬레니즘의 전파

by DDing선생 2023.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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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미술과 헬레니즘의 전파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의 그리스 점령과 그의 사망 시기부터 시작된 헬레니즘의 문화는 이전에 그리스 미술과는 다른 경향을 보였음에 대해 알아보았다. 고대 그리스의 이상적인 미를 추구하던 모습은 줄어든 반면 더욱 사실적이고 육감적이며 격렬한 표현이 강해진 헬레니즘의 경향은 지금까지도 그 작품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만들곤 한다. 또한 이런 헬레니즘 문화는 인도를 비롯한 불교 문화권에까지 영향을 미쳤는데, 그리스 미술과 문화가 어떻게 유럽 문화의 기준이 되었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헬레니즘 미술의 명작

헬레니즘 미술은 앞서 시대에 비해 더욱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 대표작이 앞선 블로그에서도 언급했던 라오콘과 그의 아들들을 조각한 '라오콘 군상'이다.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기에 다시 한번 같이 보고자 한다.

그리스 미술과 헬레니즘의 전파
<트로이 목마 이야기와 관련된 라오콘의 죽음을 묘사한 '라오콘 군상'/바티칸 박물관, 출처: Wikipedia>

트로이의 제사장 라오콘과 그의 아들들이 뱀에 물려 죽는 장면을 묘사한 이 작품은 1506년 로마에서 발굴되었다. 기원전 27년에서 68년 사이를 제작연도로 추정하며 이 작품이 원본이라는 일부 의견이 있지만, 대부분은 청동으로 만들어진 작품의 복제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인간의 고통을 가장 잘 표현한 조각으로 꼽히기도 하는데, 그 고통이 종교적인 참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육체적 고통과 그에 따른 표정과 신체의 변화를 정확하게 표현했다는 것이 다른 작품들과의 또 다른 차이라고 평가받는다. 

 

로마의 어느 포도밭에서 발굴된 이 작품에 대한 소소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라오콘의 조각을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은 교황 율리우스 2세는 자신의 궁정에 있던 예술가를 보내 발굴 작업에 참여하게 했는데, 이 발굴단에 참여했던 이들 중에 한 명이 바로 미켈란젤로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보니 미켈란젤로의 회화와 조각들이 유독 신체적 표현이 사실적으로 뛰어난 작품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다음으로 볼 작품은 '사모트라케의 니케'이다. 

그리스 미술과 헬레니즘의 전파
<'사모트라케의 니케'는 루브르박물관을 대표하는 작품 중에 하나이다/ 루브르 박물관, 출처: Wikipedia>

니케는 그리스 신화에서 승리를 관장하는 여신이며, 사모트라케는 이 작품이 발견된 그리스의 섬 이름이다. 이 작품의 길이는 3미터를 넘으며 머리와 양팔은 소실된 채로 보존되어 있다. 바람에 날리는 옷자락이나 날갯짓에 대한 표현이 극히 사실적이며, 특히 보는 각도에 따라 착지하는 듯한 모습과 날아오르는 모습이 공존하는 절묘한 표현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많은 부분에 영감을 주고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웨어 회사인 '나이키(Nike)'는 회사명 자체가 이 조각품에서부터 왔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또 최고의 자동차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롤스로이스(Rolls-Royce)'의 심벌인 환희의 여신상은 바로 이 '사모트라케의 니케'를 모티브로 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이제 검색창에 '니케' 또는 '승리의 여신 니케'를 입력하면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들이 검색될 정도로 전 세계인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위 두 작품 외에도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조각으로 손꼽히는 '밀로의 비너스'역시 지금까지도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헬레니즘 작품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과 미를 주관하는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를 표현한 전신상으로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높이가 203미터에 달하는 전신상으로 황금비율이라고 불리는 8등신을 이상적으로 표현했으며 두 팔이 소실되었지만, 사과와 옷을 쥐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에도 갈리아인과의 전쟁 이후에 이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죽어가는 갈리아인', '갈리아인의 자살'과 같은 작품도 현재까지 남아서 헬레니즘 미술의 특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헬리니즘 미술의 전파

마케도니아 제국의 확장과 알렉산더 대왕의 사망은 헬레니즘 문화의 탄생과 전파에 시발점이 되었다. 그런데, 이 헬레니즘 문화는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문화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다. 헬레니즘 문화의 전파가 만들어낸 재미있는 이야기를 알아보자.

 

부처를 형상화한 불상은 인도에서 처음 만들어졌는데, 인도 내륙에 있는 마투라와 파키스탄 지역의 간다라 지방이 대표적인 곳이다. 마투라 지역은 인도의 전통적인 불상을 만들었던 곳인 반면, 간다라 지역의 불상은 세계적으로 그 양식을 전파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간다라 불상'으로 불리는 이 불상이 헬레니즘 미술의 영향을 많이 받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알렉산더 대왕이 정복지를 인도에까지 미칠 때 함께 했던 조각가들이 간다라 지역에 정착을 했다. 이렇게 남은 조각가와 그 후손들이 불교의 지역적 문화와 결합하여 간다라 불상을 만들었던 것이다. 간다라 불상의 '젖은 옷 양식'은 많은 헬레니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기법과 동일한 기법인데, 이 모습은 우리나라 경주 석굴암의 부처상과 너무도 흡사함을 알 수 있다. 

 

결국, 인도에까지 전파되었던 헬레니즘 문화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 극동아시아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미술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제국으로 인해 만들어진 헬레니즘 문화가 전 세계로 퍼진 것은 그리스 문화가 유럽과 세계 문화의 씨앗이 되고, 다가올 로마의 영광의 토대가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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